아동 학대 문제 ‘예방과 교육 그리고 사랑이 최선’

편집국장 한대수

한대수 기자 승인 2021.11.25 16:35 | 최종 수정 2021.11.25 18:24 의견 0

잊을만하면 끊임없이 나오는 아동학대 소식에 자녀를 둔 부모들이나 어린이를 보호하는 영유아 교사는 물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교사나 일반 시민 모두가 학대 뉴스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파도 너무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학대치사나 어린이 학대장면이 뉴스를 타고 보도되면 그때마다 분통이 터지면서도 어린이 학대 예방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는 어린이 학대 예방을 위해 각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고 녹화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또 선생님이나 사회복지사 등 어린이 관련 시민단체 등에 어린이 학대가 의심되면 관할 경찰서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학대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감시와 처벌로는 한계가 있다. 아동학대 ‘예방과 교육, 그리고 사랑이 최선’이며 이것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오죽하면 아동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하여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릴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동 학대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고 관련 기관의 잘못이다. 이제 우리는 아동학대를 더이상 아파하기보다는 사전에 아동학대를 예방해서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그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어른들은 물론 각계각층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제도권의 감시와 지도-감독, 그리고 교육기관의 교육과 무한 관심, 학부형들의 자녀 사랑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2020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란 2019년에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복지부가 매년 정기국회 전에 국회 소관 상임위에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로서 올해로 3년째 발간했다. 위 2020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정말 충격적이다. 체벌이나 욕설 등 신체적 정신적 학대는 물론, 무관심이나 방임, 성적 학대 등 이 모든 것이 아동학대에 해당하는데, 2019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의 80%가 부모라는 것이다. 2위가 친인척이고 3위가 양육시설 종자이다.

정인이 사건을 비롯하여 아동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동의 2/3가 24개월 미만의 영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전체 아동학대 가운데 부모가 가해자인 사례가 2만 5000건을 넘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아동학대 발생 건은 3만 905건으로, 전년인 2019년(3만 45건)에 비해 2.9% 늘어났다. 국내 전체 아동 1000명 가운데 아동학대로 판단된 아동을 '학대피해아동 발견율'이라고 부르는데, 학대 피해아동 발견율 수치와 국내 아동학대 사례는 2016년부터~지금까지 매년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 1월, 민법상 징계권 조항이 폐지되면서 부모의 자녀 체벌이 금지됐다. 정부는 자녀 체벌 금지 인식 확산을 위해 아동수당 지급과 부모 교육을 연계하고, 긍정 양육 가이드라인도 베포한다. 모두가 아동학대의 예방이 중요하고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대전시도 25일까지 아동학대 예방 주간을 기념하여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시민 인식을 제고 하고“학대받는 아동이 있는지 잘 살펴보자, 아동학대 발견 시 즉시 112로 신고하자,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정책도 지켜보겠다.”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동학대를 할 수 있고,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상황들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나섰다.

또‘그리다 100가지 말상처’와 관련한 시각자료를 활용하여 상처 주기 쉬운 말에서 아동에게 사용하기에 올바른 단어로 바꾸자는 캠페인으로 아동권리에 입각한 긍정적인 훈육 방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또 대전시가 대전경찰청, 대전교육청, 대전시아동보호전문기관, TJB 대전방송, (사)한국편의점산업협회, 대전시약사회가 참여하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민·관 협력 분야 및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동학대의 80%가 부모이고 근친이라는데 크나큰 충격이다. 내 자녀라고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우매한 사고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들은 누구보다도 자신들의 자녀요, 자신들의 조카요, 손자이며 자신들이 보호하고 가르치며 감싸 안고 더 따뜻한 사랑을 베푸는 것이 의무요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학대의 주요 가담자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동학대는 체벌이 금지되어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그것도 매년 증가추세라는 것이다. 아동학대는 예방하고 근절돼야 한다. 어린이가 학대로 고통받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그런 세상이 하루빨리 도래하기를 학수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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