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대수 승인 2021.12.25 17:24 의견 0

최근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해 공장이나 건설현장의 안전문제가 또다시 사회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조금만 안전에 신경을 쓰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면 막을 수 있는 안전사고이다. 여수산단 화학물질 제조공자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는가하면 안양의 도로포장 공사현장에서 3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아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모두 안전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전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안전사고는 현장의 안전관리와 감독소홀, 그리고 본인의 실수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다. 여수산단의 화학물질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망사고도 안전관리와 감독소홀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안양의 도로포장 공사장에서 숨지는 인사사고도 안전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조금만 안전에 신경을 썼더라면 모두 막을 수 있는 사고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건설현장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현장의 안전 관리 이행력 강화 방안을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10월 이후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현장은 지방국토관리청, 국토 안전관리원, 공사 발주청 등이 합동으로 투입 인력 및 기간을 대폭 확대한 고강도·집중 점검을 실시해왔다. 그래도 안전사고 일어나고 있어 헉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점검에 의한 안전부실이 확인되기 전에 미리미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심이 필요하다. 건설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현장에서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정부와 기업 모두의 관심과 제도적인 개선도 중요하다. 내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중소규모 건설업 및 제조업 10곳 중 3곳은 여전히 안전관리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지난 8월30일~10월31일 실시한 '집중 단속기간'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단속은 3대 안전조치 불량 사업장 등으로 선정된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건설 현장과 근로자 50인 미만의 제조업 등 2665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의 33%에 해당하는 882개소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10곳 중 3곳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계산이다.

또 건설업은 2049개소 중 619개소(30%), 제조업은 616개소 중 263개소(43%)다. 이 중 611개소는 안전보건관리 책임자를 입건하고, 사법처리 절차도 진행중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77%, 제조업 51%보다 높게 나타났다. 모두 안전조치가 미흡하거나 문제가 있다. 지난 9월 국회앞에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주최로 산재사망 건설노동자 458인 합동위령제를 열고 안전대책과 입법강화를 요구한 것도 안전문제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집중 단속기간 사망 사고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10곳 중 3곳은 기본적인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사망 사고가 언제든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882개소는 다시 위반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선된 위반 사항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앞으로 재점검과 감독을 반복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대재해처벌법도 시행된다.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현장관리소장 권한대행이더라도 법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올해 3분기 동안 건설사고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건설사는 한양건설로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는 올해 3분기 건설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업체 및 하도급업체·발주청·지자체 명단을 공개했다. 3분기 사망사고가 발생한 100대 건설업체는 총 8개사이며 이곳에서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 대형건설업체는 한양으로 해당 분기 3개 현장에서 3명이 사망했다. 현대건설과 계룡건설은 각 2명,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금강주택, 서한, 대보건설에서는 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건설현장은 매우 위험도가 높은 곳이다. OECD국가 중 노동자 안전의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15개 회원국 중 우리 노동자들의 안전 체감도는 13위, 안전 중시도는 12위이다. 모두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의지나 정책만으로 건설현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건 한계가 있다. 공사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해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근로자들은 누군가의 남편, 아버지라는 생각으로 우리 모두 건설현장의 안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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