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 대한민국 첫 명예 119 구조견 되다!

길 잃고 쓰러진 90세 치매 할머니 곁에서 하루 넘게 지켜

박선이 승인 2021.09.06 11:50 의견 0

충남에서 대한민국 첫 ‘명예 119 구조견’이 탄생했다.

사진=충남도청 제공


6일 오후 홍성소방서에서는 반려견 ‘백구(견령 4세)’의 전국 1호 명예 119 구조견 임명식이 열렸다.

이날 임명식에는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참석, 축하가 있었으며 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이계양 위원장, 이종화‧조승만 도의원(홍성), 이만형 홍성경찰서장, 홍성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 김문석‧장재복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명 경위 소개, 임명장 및 계급장 수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백구가 우리나라 첫 명예 119 구조견으로 임명된 것은 치매환자인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졌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하루가 넘도록 할머니의 곁을 지키며 구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8월 25일 아침 홍성군 서부면 어사리에 거주하는 90세 할머니가 새벽에 일어나 보니 보이지 않는다는 딸의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어 인근 농장의 CCTV에서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할머니의 모습을 확인한 의용소방대와 방범대 등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지만 26일 오전까지도 찾지를 못했었다.

26일에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홍성소방서 구조대원들도 현장에 투입해 수색에 나선 결과 실종 추정 40여 시간만인 이날 오후 3시 30분경 경찰의 열화상 탐지용 드론 화면에 작은 생체 신호가 포착됐다.

벼가 무성히 자란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져있던 할머니를 곁에서 지키던 백구의 체온이 확인된 것이다.

발견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하던 김 씨는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되어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소방청은 지난해 4월, 사람을 구한 동물을 명예 소방견으로 임명할 수 있는 ‘명예소방관 및 소방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여 사람과 동물 등을 명예소방관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백구가 ‘전국 1호 명예 119 구조견’이 된 것이다.

견주 심금순 씨는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3년 전 큰 개에게 물렸을 때 도움을 줬고 그때부터 인연을 맺었다”며 “유독 어머니를 잘 따랐던 백구가 은혜를 갚은 것 같아 고맙고 가족이나 다름없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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