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문회 최고스타

BK뉴스 승인 2022.05.09 13:00 의견 0

천광노 (세종인성학당장)


공영이나 지상파 막론하고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 집중하던 첫날(5월 2일). 그 시각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추경호 장관 청문회도 같이 열렸으나, 국민들은 총리 청문회만 봤지 그날 밤 새벽까지 했던 기재부 장관 청문회를 본 국민은 드물 것이다.



새벽 4시 30분경... “윤 당선인과 술자리에 자주 앉아봤느냐”는 의원의 질문에 추 후보는 움짓 긴장하는 표정이었다. 당선인은 후보 때부터 매일 저녁 술을 마신다 하여 이젠 덜 마시기로 했다는 등, 무속이니 강행이니 여러 구설 중 술 이야기가 자주 나온 터여서 추 후보는 방어 표정이었으나 반전이 일어났다.

“정조대왕은 주석정(酒席政/술자리 정치)이라 하여 붕당 해소를 위해 자주 술을 마시되” “취하지 않으면 귀가하지 않기”라고 해서 무취 귀(無醉歸?)라 정해 술 정치를 했다면서(술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는 듯) 당선인과 만나 술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느냐 등 ‘청문회 스타’ 다운 말을 시작한 의원의 말에 봤더니, 서울 중구 성동을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충남 금산 출생)이었다.



청문회는 그것이 5공이든 인사든 맥을 제대로 짚고 감정에 치우지 않고 국가 미래를 위한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해야 옳다. 너절하게 인신공격이나 하듯, 정작 도덕성을 빙자로 정책과 능력 검증과는 상이한 경우가 있어 저건 수준이 낮다고 보이던 중인데, 민생과 국가경영이라는 측면에서 기획이란 뭐며 재정이란 이런 것이므로 미리 예상하고 대책을 어찌 세우느냐를 묻는 박 의원을 보는 순간 청문회 스타라는 말을 떠오르게 했다.



스타란 연예인처럼 인기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별 같이 높이 떠 찬란히 빛나면서도 영원하여 빛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군에서 최고 높은 장군을 별로 표시해 스타라고도 하는데 정치인에게도 달아주는 최상의 평가이기도 하다.

요즘은 생소하나 한국 정치사에는 ‘청문회 스타’라는 별이 뜬 적이 있어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고교 출신 그가 노무 변호사로 대통령이 된 반석은 바로 청문회 덕이었다.

33년 전, 당시 유명한 전두환이 증인으로 출석한 5공 청문회가 열리자 별반 알려지지 않던 노무현(당시 45세)이라는 젊은 의원을 전 국민이 ‘청문회 스타’라는 훈장을 달아주어 그는 대통령이 되었고 박정희를 앞서는 역대 최고 대통령의 더 큰 왕별까지 붙여 준 건 정계가 아닌 전 국민이다.



아직도 덜 끝난 청문의 계절을 맞아 윤석열 정부 출범 첫 총리부터 첫 장관 후보자 19명의 인사청문회가 이어져 많은 생각을 한다. 질문하는 의원(위원)이나 후보자 모두 총명함 미달로 보여 왕별 잔별은 고사하고 일병인지 이병인지, 양쪽 다 영 전문성도 능력도 정책비전도 그렇고 저런 인물을 장관에 앉히면 윤석열 새 대통령이 얼마나 답답할까 싶고 또 국민들 속을 얼마나 터칠 건지 걱정된다.



도덕성 검증이라는 필수에도 어긋나 인신공격 인간성 검증보다 더 엇나가 유무죄를 따지듯 불법 찾기에 집중하다 보니 간신히 감옥 갈 죄인의 누더기나 벗으면 장관이 되나 보여 후보자도 의원 그 누구도 청문회 스타라는 잊혀진 별빛을 볼 수 없어 아쉽다.

기재부 장관이면 나라살림 안 주인이다 누르고 비난하고 죄가 뭔가를 꼬치고치 따지기보다 진실로 나라 살림을 맡게 될 후보자에게 경각심을 주면서도 기를 죽이지는 말아야 한다. 아직도 진행 중인 장관 청문회에서 누가 별이고 청문회 스타로 새 빛을 비쳐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또 삶에 어떤 유익을 줄 건지, 의원들이 칼칼하고 성깔 나게 정곡을 제대로 찌르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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