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점, 너무 줄여 이용객 불편

한대수 기자 승인 2021.12.15 10:53 | 최종 수정 2021.12.15 17:37 의견 0
사진=21년 12월 20일, 수신 받은 문자


은행들이 수익구조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은행 점포를 줄이면서 고객들의 불편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은행의 지점을 줄이는 것은 늘어나는 청년실업과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도 역행하는 처사이어서 일정 부분 수정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은행 노조도 이를 반대하고 있다. 점포수를 이처럼 가파르게 줄이게 되면, 고용창출이 불안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그냥 흘려 버리지 말고 귀담아들어야 한다. 노인층이나 장애인 등 노약자나 컴맹 등 ATM기에 취약한 약자들도 배려해야 한다. 수익구조 개선과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의 배려도 함께 고려해서 적정한 운영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지점축소, 통폐합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은행들이 수익구조개선이라는 이익추구만 내세우면서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진행해 왔다. SC그룹 점포축소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로 지점폐쇄에 속도를 내왔다. 대전의 일부 지역만 살펴보더라도 하나은행 문화지점, 유천지점이 오류지점으로 통폐합됐고 국민은행 유천지점이 문화동지점으로 통폐합됐다. 15일에는 하나은행 둔산뉴타운지점이 대전법조센터지점으로 통합됐다고 발표했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은행이나 소비자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고객들이 불편해도 참아오다가 지점폐쇄가 계속해서 늘어나니 불편함을 피부로 느끼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규가입이나 해지, 고지서 납부등 ATM기에 취약한 어른이나 노약자들은 통합지점으로 가야 하니 교통비에 바쁜 시간을 쪼개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 또 점포수를 줄이는 해당 은행의 노조원들은 일자리 상실 우려감도 커지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점포폐쇄는 폐쇄된 지점의 인력소화 문제로 연결되고 그래서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이 노조와의 충돌에 한발 물러서면서 점포폐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지만 점포축소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의 축소 계획으로 인해 점포폐쇄가 일반지점으로 확대되면서 노조는 수익성만 앞세우는 점포폐쇄가 결과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은행들의 점포폐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까운 지점이라서 이용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폐쇄한다면서 다른 지점을 이용해달라는 공고문이 나붙어 불만이 팽배하다. 더욱이 노인 어르신이나 장애인, 임산부 등 노약자들은 가까운 은행지점이 폐쇄되고 상가에 현금 ATM기를 설치해놓고 문을 닫는 실정이어서 누구 덕에 은행이 존재하는데 고객들의 불편을 외면하는지 모르겠다는 하소연과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은행들의 급속한 점포폐쇄로 스마트폰 앱 사용이나 ATM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금융소외계층이나 노약자의 금융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금융권은 적자를 보는 상황이 아님에도 고객들이 예전보다 줄었다는 이유로 점포를 폐쇄하고 있다”고 지적한 말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최근 5년 동안 4대 시중은행 전국 점포수는 549개, 일자리 수는 7570개가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의 점포폐쇄 문제에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중은행이 점포를 폐쇄하려면, 고객에 미칠 영향과 대체수단의 존재 여부 등에 대한 내부분석,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영향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 현금씨디기만 설치해놓고 수수료의 이득을 챙기면서 은행의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겠다는 심사는 봉이 김선달과 다름이 없다. ​은행들은 수익구조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점포를 축소하고 고객들의 불편은 늘어간다. 문제는 간단하다. 전체적인 수익구조와 이용하는 손님을 배려하여 적정한 선에서 추진해야 한다. 은행만 살고 직원들의 고용불안과 손님들의 불편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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