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차량을 멀쩡한 차로 둔갑시켜 상습적으로 거액 대출받은 사기 피의자 검거

- 피의자 4개월간 추적끝에 구속 -

김종진기자 승인 2022.10.24 23:36 | 최종 수정 2022.10.25 10:50 의견 0
‘번호판 갈이’ 수법으로 캐피탈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대출금을 편취 / 충남경찰청 제공

당진경찰서는 할부금융회사(이하 캐피탈사) 5개사와 대출 업무 위수탁 약정을 맺고 금융상품 판매대리 중개점을 운영하며, 차량구입자금 등이 필요해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과 캐피탈사를 속이고 대출금 25억 7천여만원을 가로챈 피의자를 4개월 간 추적 끝에 지난 14일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에서 검거하여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피의자는 화물차량이나 특수차량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중개해주며 캐피탈사에 대출을 신청한 뒤, 캐피탈사에서 대출이 승인되면 대출금이 대출신청자가 아닌 중개점으로 지급되어 차량 구매자금으로 사용되는 점을 악용해 중간에서 대출신청자의 대출금을 자기가 받아 편취 및, 교통 사고 또는 화재로 인해 폐차 직전인 차량들을 저렴하게 구입해 동일 차종에 사고 차량의 번호판만 붙여 대출을 받는 속칭 ‘번호판 갈이’ 수법으로 캐피탈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대출금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피탈사들은 실제 차량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중개점 대표인 피의자가 보내온 차량의 사진만으로 대출을 승인하거나 실물 확인 없이 대출을 승인하면서 대출신청자들의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확인된다.

교통 사고나 화재로 인해 폐차 직전인 차량들을 저렴하게 구입한 뒤 '번호판 갈이’ 수법으로 캐피탈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대출금 편취/충남경찰청 제공


한 예로 폐차하려는 차량을 1,600만원에 구입해 이를 담보로 1억 7천만원까지 대출을 받는 등의 수법으로 캐피탈 5개사와 대출신청자 25명을 속이고 약 25억 7천여만원의 대출금을 받아 가로챘다.


가로챈 대출금은 대부분 다른 대출 계약자의 대출금을 돌려막는데 사용되거나 휴대전화 게임 아이템 구매, 바다 낚시 등 여가비용과 생활비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의자를 통해 대출을 신청한 사람들은 대부분 코로나로 인해 생계가 힘들어지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운수업에 막 뛰어든 사람들이거나 화물운수업에 종사해온 개인사업자들로, 한 사람 당 적게는 4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6천만원까지 대출 채무를 떠안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차량도 이전받지 못하고 대출금도 받지 못했으나 캐피탈사의 할부금 독촉으로 신용불량자가 되는것이 두려워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할부금을 납입하거나 소송을 진행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화물기사를 모집해 피의자에게 차량구입자금 대출을 받도록 유인한 모집책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중이며, 피의자에 대한 사건이 계속 접수되고 있는 만큼 추가 피해 파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캐피탈사들의 부실 대출방지, 중개점 관리 등 제도개선을 위하여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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